정부가 온라인 통신판매업자들이 매매업 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중고차를 매매 또는 알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 완화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자, 중고차 업계가 긴급 임시총회를 개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기획단이 최근 작성한 전자상거래규제합리화방안 중 ‘통신판매 취급상품 제한 완화(중고자동차)’라는 내용에 따르면, 통신판매업자가 시설기준이 없이도 매매 및 알선을 허용하고, 자동차관리법에 온라인 중고차매매업의 특성을 반영한 관련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현재 시도 조례에는 매매업을 하려면 일정 기준 이상의 대지, 시설 등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따라서 대지 등을 갖출 수 없는 온라인 통신판매업자는 중고차를 매매 및 알선할 수 없고, 중소 오프라인업체가 직접 운용하거나 시설기준을 갖춘 온라인 업체만이 매매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게 돼 있다.
전국매매연합회는 정부 방침에 맞서 최근 “통신판매업체의 경우 당사자 거래가 주 업무여서 제도적 품질보증장치가 없다”며 “규제를 풀고 통신업체에 매매 및 알선을 허용하면 성능상태 하자에 대한 민원이 증가하면서 중고차유통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내용의 반박자료를 내놓았다.
이능익 전국매매매연합회 사무국장은 “만약 정부가 온라인 거래를 허용할 경우 중고차에 대한 책임회피와 탈세를 위해 매매업체와 딜러들이 사업자거래를 개인끼리 사고 판 것처럼 속이는 위장 당사자 거래가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특히 “7월부터 대포차 양산 등을 방지하기 위해 시행되는 매매업체의 ‘압류 및 저당권의 등록여부’ 고지에 적용되지도 않아 대포차가 양산되고 매매전시장이 없어 불법주차를 야기, 지역주민의 환경권을 저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매매연합회는 지난 17일 16개 시도조합 이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긴급 임시총회에서 “통신판매업자에게 시설 기준 없이 매매알선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건설교통부 및 규제개혁단 등 관련 기관에 강력 대응키로 했다.
연합회는 특히 정부의 온라인 거래에 대한 규제 완화 방침은 최근 연합회가 제기한 중고차 성능점검제도에 대한 ‘위헌소송’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추후 재논의키로 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 최근 연합회 정상화를 위해 긴급 구성됐던 ‘정상화 추진위원회’는 구성원 모두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책임을 통감하고 자진 사퇴의 뜻을 밝혔다.
연합회는 이에 따라 비교적 정치적 이해관계가 없는 신임 이사장들을 중심으로 정상화 추진위원회를 재구성키로 합의하고 추진위원장에 서충렬 경기조합 이사장, 이한수 부산조합 이사장, 장남해 경북조합 이사장, 김정선 강원조합 이사장 등 3명을 위원으로 각각 선출했다.
서충렬 정상화추진위원장은 “빠른 시일 안에 연합회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특히 정부의 전자상 거래 규제 완화 방침에 대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법원의 연합회장 직무대행가처분 판결이 나온 후 오는 27일 임시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상민 기자 : lsm@gyotongn.com
출처 : 교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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