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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수준 연비 인기에 새 모델 러시…환경오염ㆍ소음ㆍ진동이'흠'
디젤 승용차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프랑스 푸조자동차의 공식 수입ㆍ판매원인 한불모터스가 지난달 28일 배기량 2000㏄의 디젤 승용차 '407HDi'를 내놓았고 국내 기아자동차도 디젤엔진을 탑재한 신차 프라이드를 지난 7일 선보였다. 소비자들로서는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지게 됐다. 특히 휘발유 소비자 가격이 ℓ당 1410원을 넘어서는 등 사상 최고가를 잇따라 경신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경유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진열대에 오른 디젤 승용차=승용차를 사려고 차종을 결정한 뒤 매장에 찾아간 고객들은 이달부터 똑같은 외관의 차량이지만 엔진이 다른 두 대를 놓고 또 고민해야 한다. 아직 디젤 엔진의 승용차를 내놓은 곳은 기아차와 수입차인 푸조뿐이지만 조만간 각 메이커가 디젤 승용차를 쏟아낼 예정이다.
기아차는 프라이드 외에 8월께 쎄라토 디젤 모델과 연말께 디젤엔진을 단 옵티마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MC)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차는 아반떼XD와 베르나 후속 모델(MC), 쏘나타에 각각 디젤 엔진을 장착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SM3에 디젤 엔진을 달 생각이다. GM대우는 군산 디젤 엔진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내년에 디젤 승용차를 선보인다.
푸조는 407HDi에 이어 6월께 고급중형 세단 607 디젤 모델을 출시할 생각이다. 폴크스바겐에서도 올 하반기에 디젤 엔진 모델 '뉴 골프 TDI'를 내놓을 계획이다.
▶디젤 승용차 전성시대=국내 브랜드로 디젤 승용차를 처음으로 내놓은 기아차는 경제성에 힘입어 디젤 승용차 전성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가 내놓은 프라이드 디젤은 1500㏄급이지만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연비가 ℓ당 16.9km로, 시판 중인 경차 마티즈보다 좋으며 수동변속기 연비도 ℓ당 20.5㎞에 달해 경제성이 탁월하다. 경차 수준의 연비를 갖고 있으며, 휘발유보다 상대적으로 싼 경유 가격을 감안하면 경차보다 연료비가 적게 든다. 기아는 경유 가격이 정부 발표안대로 인상된다 하더라도 같은 배기량의 휘발유 차량보다 연간 80만원가량의 유류비 절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 경제성 덕에 소형차가 약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디젤 승용차가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유럽 시장에서는 디젤 승용차의 약진이 무섭다. 불과 수년 만에 유럽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디젤차 비율은 47%(2004년 말 기준)까지 올라섰다. 오스트리아에서는 80%, 프랑스에선 70%, 스페인에선 65%가 디젤 승용차다.
▶디젤 승용차 전성시대?=그러나 디젤 승용차가 승용차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인지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휘발유 차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크다.
유럽에서 디젤 승용차의 약진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 사람들 특유의 기질 때문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승차감과 정숙성을 중시하는 국내 승용차 이용 고객에겐 크게 먹히지 않는다는 것.
또 저렴한 유류비의 매력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경유가 휘발유 대비 75% 수준이지만 정부의 예고대로 2007년까지 85% 수준으로 오르면 유류비 절감 수준이 7%포인트(44%→37%, 상기 서술한 2만㎞ 주행기준) 줄어든다.
실제 휘발유 가격과 경유 가격의 차이가 크지 않은 일본과 미국에서는 디젤 승용차가 별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또 환경오염도 감안해야 한다. 디젤 차량은 당장의 문제로 다가온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휘발유 차에 비해 20%가량 적지만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는 휘발유 차보다 5배 이상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인호 기자(ino@heraldm.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