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확산…기업대응 제각각 [파이낸셜뉴스 2004-07-06 20:09]
부쩍 늘어난 리콜에 대해 기업들의 대응이 제각각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올 들어 발생한 리콜의 경우 예년과 마찬가지로 자동차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식품과 공산품은 물론 휴대폰용 모바일 게임, 음반 등 산업 전 분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부정적이었던 소비자들의 리콜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변하면서 일부 기업의 경우 리콜에 적극적으로 대응, 이를 ‘소비자들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회사 이미지 구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품의 결함때문에 발생한 리콜을 역이용하는 ‘리콜 마케팅’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아예 제품판매 전부터 리콜을 전면에 내세우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리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우려한 기업의 경우 여전히 자발적 리콜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화위복형=쏘렌토 자동5단 변속기 차량에 대해 리콜을 실시중인 기아자동차는 ‘리콜 체험시승회’를 통해 오히려 품질의 우수성을 알리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리콜한 시승차량 168대를 고객들이 무료로 직접 타볼 수 있게 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리콜실시 차량의 품질에 대한 신뢰감을 제공해 리콜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부정적인 인식을 떨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적극적인 대응을 펼쳐 리콜로 인해 훼손된 기업이미지를 회복한 것은 물론 오히려 고객들에게 신뢰이미지를 구축한 경우다.
LG전자는 일부 밥솥의 폭발 사고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자 리콜과 함께 현금 5만원을 보상비로 지불하는 한편, 신문과 방송광고 등을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부회장까지 나서 리콜을 독려하기도 했으며 노동조합은 주말까지 반납, 문제의 밥솥 회수에 나섰다.
LG전자는 “리콜 과정에 보여준 회사측의 노력에 감동을 전한 고객들이 많았다”며 “압력밥솥 사고로 기업 명예가 손상됐지만 적극적인 리콜자세를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회사 신뢰도가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마케팅활용형=LG홈쇼핑은 리콜제도를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도중 교환을 요구할 경우에도 30일 이내에는 리콜을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리콜제도를 판매 단계에서부터 강조, 마케팅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즉석 위생 물수건 제조기를 판매하고 있는 하이테크노는 5년간 리콜 보증제를 도입,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농협은 7∼11일 충북 단양마늘 5일장 한마당 행사 기간에 판매한 마늘 가운데 품질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것은 바꿔주는 리콜제를 도입했다.
가수 김종국의 2번째 독집앨범을 내놓은 신나라뮤직도 새 음반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환불해 주겠다는 ‘리콜’을 선언했다. 신나라뮤직 관계자는 “일반인들의 음반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이 같은 고육책을 썼다”며 “일단 구입해 즐겨보고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지 바꿔주기 때문에 팬들도 큰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형=GM대우는 시민단체의 리콜 요구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GM대우는 ‘마티즈 I’과 ‘마티즈 II’ 모델에서 결함이 발생했다는 고객들의 요구해 유상수리를 해오다 이달 초부터 무상으로 수리해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M대우의 레조차량도 리콜요구를 받고 있지만 회사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아이리버를 생산하는 MP3플레이어업체 레인콤은 불량품이 출시됐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한달 이상 방치한 뒤 최근 제품을 교환해주는 등 늑장대응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경우다.
/ njsub@fnnews.com 노종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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