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와의 관계를 청산한 현대차로서는 냉험한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독자 생존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자동차 산업은 기술뿐 아니라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지만 선진 기업간 제휴는 신차 및 미래 신기술 개발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잇점이 있어 현대차도 다임러 등과의 제휴를 통해 이러한 부담을 덜어 내려 했던 것.
그러나 현대차는 다임러와의 결별로 인해 벤츠, BMW와 같은 최고급(프리미엄) 차량을 스스로 개발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김동진 부회장은 "JD파워로부터 중형차 부문에서 확고한 품질을 인정받은 만큼 적당한 시점에 프리미엄급차 신차시장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가 다임러와 결별하기로 결심한 것은 이 같은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상용차 사업 역시 해외 파트너를 새로 찾거나 독자 생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중국측 파트너와 상용차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다각도 협의도 진행되고 있다.
▲다임러 관계 청산에 이은 발빠른 독자생존
현대차가 2015년 상용차 부문(전북 전주공장)의 ‘글로벌 톱5’ 진입을 목표로 본격적인 ‘독자생존’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한 신 엔진 개발에 3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오는 2013년 상용차 부문의 매출을 6조원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연산 5만대 수준인 전주공장의 생산규모를 올해 5만8000대, 2006년 7만1000대, 2010년 9만7000대, 2013년 12만대에 이어 2015년에는 14만대 생산체제를 구축, 상용차 부문 글로벌 순위를 12위에서 5위로 끌어올린다는 내용의 상용차 부문 중·장기 비전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포터·스타렉스 등 울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소형 상용차를 제외한 2.5톤급 이상 상용차 부문 매출을 지난해 약 1조6500억원에서 올해 2조원, 2006년 2조6000억원, 2010년 4조5000억원, 2013년에는 6조1000억원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올해 2300억원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연구개발(R&D) 및 설비투자에 연간 2000억∼3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특히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결별에 따른 디젤엔진 생산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2007년까지 총 3000억원가량을 투입해 상용차의 핵심인 엔진기술 확보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김동진 부회장이 “필요할 경우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제휴 파트너를 찾아 협력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향후 개발 과정에서 선진 글로벌 메이커들과 다양한 방식의 제휴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현대차는 이와 별도로 약 300억원을 투입, 기존 KK엔진과 Q-DD엔진에 산화 촉매장치(DOC) 등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장착해 올 7월 배기가스 규제 변경에 대응할 예정이다.
또 대규모 투자와 함께 상용차 부문의 인력도 현재 4600명에서 2006년 4900명, 2010년 7000명, 2013년 7500명 규모로 크게 늘릴 계획이며 2007년쯤에는 2교대에 돌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MK회장의 글로벌톱 진입위한 위기경영 선포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다임러와 결별이후 독자적으로 ‘글로벌 톱5(GT-5)’진입을 위한 위기경영을 선포했다.
정 회장은 올해 6개 신모델에 이어 내년에도 6∼7개의 신모델을 대대적으로 출시, 불안정한 대내외 시장환경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신기술 투자에도 주력, 내수부진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6월 2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서 열린 월례조회에서 “최근 JD파워 조사결과에서 당초 목표인 2007년보다 3년 앞당겨 도요타를 제친 것은 그동안의 품질·현장경영의 결실”이라며 “양적성장과 가격경쟁에서 더 나아가 질적성장을 이루는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직원조례를 한 것은 올들어 신년사 이후 처음이다.
그는 “내수부진에도 불구, 글로벌 생산체제 추진으로 1?4분기에 좋은 실적을 거뒀다”며 “올해 수출목표는 작년 대비 29% 늘어난 252만5000대로, 올 4월까지 76만대 수출로 작년 동기대비 15% 증가했고 특히 유럽은 2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또 “중국 생산규모를 2008년 현대차는 60만대, 기아차는 2006년 제2공장 완공시 43만대로 늘리고 인도공장은 올해 생산능력을 25만대로 확충, 21만5000대를 판매할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미국, 유럽공장 등 거점확보로 해외시장 구조를 균형있고 다양하게 재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내외 환경 악화에 따른 대응책으로 ▲지속적인 품질향상 ▲내수안정 ▲신시장 개척을 통한 시장 불안정 대비 ▲신기술 투자 확대 등을 내세웠다.
또한 정 회장은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차를 이미 양산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미래차 분야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는 만큼 연구,개낱?투자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영을 위해서는 임직원의 마인드가 글로벌화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특히 “협력적인 노사관계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노사관계 정립이 안되면 바퀴 하나가 잘못돼 움직일 수 없는 자동차와 같은 처지로, 노사신뢰가 기반이 돼야 생산성 향상과 신규투자가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형 차 개발 위해 ‘차세대연구관’ 개관... 미래형차 개발 위한 R&D산실로 육성
현대·기아자동차가 산학협력을 통한 미래형 자동차 개발 및 연구개발을 위해 서울대 내에 자동차 전문연구시설인 ‘현대·기아 차세대 자동차 연구관’을 개관했다.
총 135억원을 투입한 이 연구관은 연건평 2200평,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무향실(소음진동실험실) 하이브리드셀 연료전지실험실 등 최첨단 실험실과 차량 설계 및 조립실습실 등을 갖췄다.
정몽구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차세대 자동차 연구관이 미래형 자동차의 핵심기반기술 및 자동차 관련 신기술 개발의 중심기지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이공계 전문인력 양성, 협력업체의 기술개발력 향상, 핵심 연구능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이 연구관을 통해 미래형 자동차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지난 2000년 서울대내에 설립한 산학협력 계열사인 ㈜엔지비(NGVTEK)를 통해 산학 기술협력 및 연구지원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아울러 매년 180명에 달하는 우수 이공계 학생을 선발, 40억원 규모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차량설계, 부품제작, 차량 조립실습 등의 현장 실무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연구개발(R&D)부문 강화를 위해 연구인력을 총 1만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특히 해외 전문인력을 추가로 800명 채용해 총 1200명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기아차는 R&D 부문 강화를 위해 연구인력을 현재 6500명에서 1만명으로 늘리고 외국의 전문인력도 1200명까지 확대할 방침”이라며 “현대.기아차는 매출의 6% 수준인 2조5000억원을 올해 R&D 부문에 투자할 계획으로 이번에 준공된 차세대 자동차연구관에 지원하는 40억원도 이 예산안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 기아차는 현대차의 신형 소형 SUV, EF쏘나타 후속모델, 기아차의 스포티지 후속 모델, 유럽형 경차인 비스토 후속모델 등 대대적인 신차 출시에 맞춰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 경기회복 기대에 따른 내수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며 해외시장에서도 브랜드 전략을 가속화 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수출 성장세를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또한,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국내외 시장에서 쏘나타, 그랜저XG, 싼타페, 쏘렌토등 중대형 승용차와 RV 차량의 판매비중을 높여나가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철저히 대비할 수 있도록 기업체질 개선을 강화하고 비용절감 및 경제적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 활동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은 2004년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자동차 전문그룹으로서의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하고 진정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 할 수 있는 기틀을 다져 글로벌 톱5 목표를 조기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윤성 기자ⓒ스탁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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