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도쿄역에서 제37회 도쿄모터쇼가 일반공개를 하는 마쿠하리(幕張) 메세로 가는 게이오센(京葉線) 전차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다. 그리고 도쿄모터쇼 행사장이 있는 JR 가이힝 마쿠하리 역에 내리면 뒷사람에 밀려 개찰구를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은 관람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렇듯 10월 마지막 주말이 되면 일본 도쿄 근교의 일본컨벤션센터(마쿠하리 메세)는 미래형 자동차를 관람하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로 축제분위기가 연출된고 있다. 14개국에서 268개 자동차 관련 메이커가 참가해 ‘도전과 변화’(Challenge & Change)를 테마로 11월 5일까지 13일간 진행되는 이번 도쿄모터쇼에는 세계 최초로 발표되는 모델이 87대, 일본 최초로 공개되는 모델이 96대로 볼거리가 많은 모터쇼가 되고 있다.
세계 3대 모터쇼 가운데 하나인 도쿄모터쇼는 주로 일본 메이커들이 중심이 되어 미래형 컨셉트카를 주로 선보이는 것이 특징.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자동차가 진화될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도쿄모터쇼에서는 그동안 자동차 메이커들의 과제였던 환경과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구체적인 결과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번 도쿄모터쇼의 가장 큰 변화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다. 그 동안 전문가와 자동차 메이커들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자동차 정보를 전해 들었지만 이번 모터쇼부터는 다채로운 기획 행사를 통해 조금 더 친숙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연예인들이 참석하는 자동차 관련 토크쇼라든지 관람객들이 직접 참가라는 체험 드라이브 행사 등을 통해 관람객들과 호흡을 함께 하고 있다.
이밖에도 휴대전화를 통해 전시장 내의 정보를 제공하는 모터 인포 게이트(Motor Info Gate)를 처음으로 도입했다든지 고령화 사회로 접어 든 일본을 현실을 반영해 고령자들을 위한 450여개의 특별석을 만드는 등 관람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지향적인 일본차 메이커들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수년전부터 휘발유 엔진과 전기자동차의 혼합형인 하이브리드 차를 양산 단계까지 끌어 올렸다. 그리고 하이브리드 차가 성능과 환경 문제에 대한 대안이라는 확신을 얻은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조금 더 욕심을 부려 하이브리드 차에 ‘고성능’이라는 날개를 달아주는 작업에 열심이다.
그 결과 일본 자동차 메이커의 맏형 격인 도요타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차인 Fine-N, SU-HV1 등 다수의 컨셉트카를 모터쇼에 선보이며 차세대 환경친화적 차량 부문의 선두주자임을 과시했다. Fine-N은 거주성능과 운동성능이 뛰어난 하이브리드 차로 F1 머신에 필적할 만큼 뛰어난 조종성능을 갖추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CS & S는 하이브리드 엔진을 얹은 스포츠카로 유럽에서 디자인을 들여왔다.
닛산의 경우는 2001년부터 르노와 공동으로 연료전지차를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실용적이면서도 하이테크놀로지에 관심을 보여 지금의 휘발유 차 성능 향상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닛산의 에피스(Effis) 컨셉트카는 연료전지에 의해 움직이는 콤팩트 차량이다.
현실적인 하이브리드 모델에 큰 의욕을 보이고 있는 혼다는 IMAS를 통해 저연비와 스포츠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고 있다. 공기저항계수(CD値)가 0.20밖에 안돼는 초경량 탄소섬유 차체의 IMAS는 1리터의 연료로 40km 이상을 달리는 경이의 모델이다.
일본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외국차
세계최초로 공개되는 컨셉트 모델로 자동차 발전의 방향성 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일본 메이커들과는 달리 일본 이외의 해외 자동차 메이커들은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현실적인 모델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관심을 끄는 차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폴크스바겐 골프Ⅴ. 이번이 5번째 변신인 골프가 도쿄모터쇼에도 선보였다. 일본에서는 최초로 공개된 5세대 골프는 조금 더 곡선이 많이 적용된 보디라인에 실내 공간도 넓어져 럭셔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난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발표된 골프Ⅴ는 10월 초부터 유럽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일본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 가운데 하나인 골프는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많은 관람객들이 모여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골프Ⅳ와 마찬가지로 아우디 A3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는 골프Ⅴ는 차체 크기만 조금 더 커져 뒷좌석의 여유 공간이 조금 늘어났다.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메이커인 독일의 BMW은 내년 4월 일본 상륙을 앞두고 있는 SUV모델 BMW X3로 관람객들을 모으고 있다. 일본 공략을 위해 만든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크기를 약간 줄이고 오밀조밀한 기능들을 덧붙인 배기량 3,000cc의 X3는 전체적인 면에서 형제차인 X5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유난히 일본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이태리의 알파로메오는 베르토네가 디자인한 GT카 알파GT를 선보였다. 그 동안 피닌파리나가 주로 디자인을 해왔던 알파로메오를 이번에는 베르토네가 디자인한 것이 특징. 금년 봄 제네바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였고 9월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GT'라는 이름을 달아 도쿄모터쇼에 전시했다.
프랑스의 시트로엥은 1대의 차를 5가지 스타일로 바꿀 수 있는 독특한 모델 C3 프루리엘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탈착식으로 된 지붕을 이용해 하드톱, 파노라마 선루프, 카브리올레, 스파이더, 스파이더 픽업 등으로 변신할 수 있는 이 모델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카 시장에서 가볍게 다룰 수 없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50년대 전설의 스포츠카 벤츠 SLR의 명성을 이어내는 컨셉트 모델을 드디어 양산 모델로 SLR을 내놓았다. 그리고 포르쉐에서는 최근에 고객들에게 인도되기 시작한 ‘거리를 달리는 경주차’ 카레라 GT로 포르쉐 부츠를 찾은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꽉 잡고 있다.
한편 크라이슬러는 이번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된 모델인 연료전지형 컨셉트카 지프 트레오로 인기를 끌고 있다. 3인승 오프로드 컨셉트카에서 지프의 새로운 미래를 엿볼 수 있다.
비교적 컴팩트한 모델에 많은 배려를 하고 있는 도쿄모터쇼에 출품된 우리 자동차 메이커의 컨셉트카는 현대자동차의 NEOS-Ⅱ와 기아자동차의 KCV-Ⅲ. 이 가운데 현대의 NEOS-Ⅱ는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컨셉트 모델이다. NEOS-Ⅱ는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을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모델. 온로드 뿐만 아니라 오프로드에서도 충분히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기아자동차의 KCV-Ⅲ는 유행에 민감한 80년대 태생의 젊은이들을 겨냥한 모델이다. 2030 세대를 겨냥한 디자인은 충분히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도쿄 치바 마쿠하리 메세-정보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