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진맥진 한국경제 `더블딥` 수렁에
통계청 `10월 산업활동 동향` 의미
생산ㆍ소비ㆍ투자 트리플 약세속 대책도 막막…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
10월 산업활동동향은 경기하강 속도가 빨라지며 장기 침체가 가시화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산업생산 증가세가 뚜렷이 둔화되면서 국가경제가 점점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경기를 이끌어왔던 수출 증가세가 꺾이고 있지만 이를 대신해줄 내수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못하면서 국가경제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에 따라 작년 하반기부터 일시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경기가 다시 하강국면에 접어들어 `이중침체(더블딥)`에 들어갔다는 진단이 힘을 얻고 있다.
문제는 경기가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수출을 대신해 경기를 이끌어줄 내수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경기회복을 위한 정부 차원에서의 재정ㆍ금리ㆍ환율정책도 한계를 보이고 있어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ㆍ소비ㆍ투자 트리플 약세=10월은 생산ㆍ소비ㆍ투자 모두가 맥을 못췄다. 산업생산은 5.7% 증가, 2개월 연속 한자릿수 증가에 머물렀다. 그나마 반도체, 영상음향통신 등의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이를 제외할 경우 -0.6%로 오히려 마이너스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80.0%로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80%대에 다시 진입했지만 생산능력지수는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불경기에 따른 경제심리의 위축으로 소비와 투자도 빨간불이다. 지난달 도ㆍ소매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3%로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자동차 판매의 경우 8.9%나 감소해 소비부진을 주도했다. 소비의 경우 지난달 대비 1.2% 증가,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약하게 보여줬으나 이는 `10월 혼수특수`에 따른 영향이 커 추세전환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전달의 -0.5%보다 감소폭이 더욱 늘어난 -0.9%를 기록했다. 신승우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지금까지 설비투자가 점차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는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건설경기의 경우 국내건설 수주가 32.1% 늘어났으나 이는 일시적인 재개발, 재건축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반짝 상승`으로 긍정적인 수치로 보기는 이르다. 실제 건설기성의 경우 4.8% 증가에 그쳐 여전히 건설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감이 지속되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경기하강 속도가 빨라지며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지만 대내외 경제여건은 물론 정부 차원의 대책에도 한계가 있어 여러모로 답답한 상황이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4포인트 감소, 7개월 연속 하락하며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했고, 향후 경기전환 시기를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2.2%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수출은 환율하락에 따라 비상등이 켜진 상태지만 정부는 환율방어 능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예산을 풀어 내수를 살리자니 재정건전성이 걸림돌이며 금리는 낮춰도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현재 경기는 `수출증가세 둔화-소비침체`로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지금으로선 개인들의 자산소득과 근로소득의 뚜렷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고 정부의 환율ㆍ금리ㆍ재정정책도 한계를 보이고 있어 경기침체 장기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권남근 기자(happyday@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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