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사업은 불안하고 급여는 적고 투잡스로 능률↑ 가계소득 ↑
불황에 주5일 근무제까지 확산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 투잡스 열풍이 불고 있다. 무작정 직장을 뛰쳐나오는 건 불안하고 그렇다고 직장 생활만 해선 돈이 부족하고, 이런 상황에서 직장과 창업을 병행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정화조 판매관리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이상훈(36·청양불닭 노량진점 www.cybooldak.co.kr) 씨는 지난 5월 불닭집을 오픈했다. 야근이 적고 부인이 전업주부라 작년부터 부인과 함께 저녁장사가 가능한 창업 아이템을 물색하다가 이 아이템을 택한 것.
낮에는 부인이 점포를 맡고, 저녁 시간에는 이씨가 한다면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또 주말에는 점포에 상주할 수 있어 평일에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세세한 부분을 둘러볼 수 있겠다 싶었다.
아내인 이보라(30) 씨가 가게로 출근하는 시간은 오후3시. 미리 나와 재료들을 점검하고 4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아내는 늘 밝게 웃고 고객 서비스 마인드가 뛰어나 조리실보다는 서빙을 주로 한다.
7시부터는 회사에서 퇴근한 이씨가 합류한다. 이씨의 주 업무는 닭 굽기.
아내는 전철이 끊기기 전 시간인 밤 11∼12시에 매장을 떠나고, 이씨는 뒷마무리를 하고 좀 더 늦게 집에 들어간다.
대부분 창업을 하면 직장 일에 소홀하리라고 생각하지만 그 반대다. 오후 6시까지 자신이 맡은 업무를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스스로 훨씬 적극적으로 일한다. 쉬는 시간의 업무 강도를 높여서 오히려 동료한테나 직장 상사에게 더 성실해졌다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고.
매장 운영 면에서는 입지적 특성을 살리기 위해 아내와 의논을 많이 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아이디어가 근처에 있는 KTF 본사 직원들에게는 즉석에서 10% 현금 할인을 해 주는 것. KTF에는 3,000∼4,000명 정도 인원이 근무하기 때문에 이들만 고정 고객으로 잡아도 안정적인 매출이 나오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노량진 입지의 특성상 학원 강사와 학생들이 많다. 20∼30대 젊은 층이 많기 때문에 같은 또래인 이씨 부부가 고객을 대하기에도 한결 수월하다.
월평균 매출액은 3,000만원 정도다. 평일에는 70만∼80만원, 주말에는 학생들의 시험이 끝나면서 스트레스를 풀러 많이 오고 동네 고객들이 찾아 좀더 높은 100만원 정도를 기록한다. 월 3,000만원에서 월세, 주말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한 종업원 3명의 인건비, 재료비, 공과금, 잡비 등을 제한 순수익은 1,000만원 정도.
회사에서 이씨가 받는 연봉은 2,500만원이다. 즉 투잡스를 하면서 가계 수익이 2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점포비를 제외한 40평 매장 개설비용은 7,000만원. 가맹비 700만원, 인테리어비 평당 130만원, 주방시설 및 집기비 1,000만원, 홍보비 300만원, 간판비 150만원 등이 들었다.
10년째 자동차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조일형(38·크린패스 관악점 www.wsnti.co.kr) 씨는 회사에서도 알아 주는 자동차 딜러. 많이 팔 때는 한 달에 1,000만원의 순수입을 올렸으나 최근 경기가 악화되면서 수입이 반 이상 줄었다. 자동차는 특히 경기에 따라 판매실적의 변화가 심해 조씨는 작년부터 대체 수익원을 찾아 창업을 고려해온 터였다.
그러던 중 영양사인 아내가 소개한 것이 식용유정제기판매업. 여러 번 사용한 식용유를 여과는 물론 정제까지 해 식용유의 질을 높여 주는 정제기가 건강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하지 않겠냐고 권했다.
무점포 소자본 창업이라는 점에 일단 관심이 갔던 조씨는 제품의 질만 보장된다면 자신의 영업력에 못할 게 없다고 생각했다. 솔깃했던 조씨는 당장 본사로 달려가 정제기를 하나 샀다. 자신이 직접 사용해 보고 확신이 들면 가맹점을 차리려고 생각한 것. 기계를 사용하니 확실히 식용유의 색깔이 맑아지고 튀김 맛이 나아졌다. 또 기계 값이 들지만 여러 번 사용한 기름을 정제해서 더 쓸 수 있으니 기계를 사는 고객도 이익인 셈이었다.
조씨가 식용유정제기를 판매하는 주 고객층은 식용유를 주로 쓰는 치킨점과 돈까스점. 조씨는 이들이 한가한 점심과 저녁 시간 사이 오후 3∼5시에 집중적으로 영업에 나선다. 나머지 시간에는 자동차 판매에 주력한다. 고객층이 다르기 때문에 휴대전화는 두 개를 사용한다.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계약만 되면 A/S 건수가 훨씬 적을뿐더러 수리도 간단해 이제는 정제기 판매가 훨씬 수월하다.
현재 자동차를 판매해 올리는 순수익은 월 300만∼400만원. 정제기로는 월 250만원 정도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 9월 시작해 꾸준히 매출이 오르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500만원까지도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는 시간 활용이 자유로운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무점포로 할 수 있는 제품 판매업을 권한다. 하루에 2∼3시간만 투자하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영업형 사업은 초기에는 고객을 모으기 힘든 것이 보통이고, 고객을 확보할 때까지 몇 달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홍보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한다.
투잡스 성공 전략
1.효율적인 시간 배분에 힘써라
2.가족을 활용해 일석이조 노려라
3.자신이 원하는 일을 두 번째 일로 삼아라
4.본업서 쌓은 사업 노하우와 인맥 활용
5.커뮤니티에 동참하라
이경희 |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www.changup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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