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차(愛車)냐! 아니면 애차(哀車)냐!
우리나라 자동차 보유대수는 30년 만에 200배 가량 증가하여 세계에서 14번째로 1천만 대를 돌파하였으며 이제는 1,224만 총가구수를 추월한 1,270만대로 1가구2차량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의 무분별한 양적 팽창과 비경제적인 사용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 1일 교통혼잡비용으로 약 380억, 대기오염 처리비용 등 사회적 비용으로 연간 16조, 승용차 조기 교체·폐차로 인한 과소비로 연간 약 10조원을 낭비하고 있다. 그러나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일본은 자동차 교체 주기가 약9년5개월, 폐차 주기는 18년 정도로 우리의2배 수준이다. 우리나라 승용차 870만대가 조기 교체, 폐차로 인해서 일본보다 차량 1대당 매월 10만원씩의 초과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연간 9조2천억의 가계경제 ,국가 경제의 손실을 발생시킨다는 계산이며 이제 자동차도 경제의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 기네스북에 의하며 승용차 최장거리 사용은 영국인 어브고든은 증조 할아버지가 타던 자동차를 물려받아 현재 주행거리가 180만km를 사용했고 오늘도 별무리 없이 사용중이라고 한다. 과연 자동차의 수명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출고 당시 50만km를 주행 할 수 있도록 제작된다. 한 예로 76년 국산차가 에콰도르에 처음 수출될 당시 80만km까지 주행했다. 그 곳에서 국산차가 지나가면 영원히 고장나지 않는 건강하고 씽씽한 차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거리를 다니는 영업용 택시도 6-7년 동안 40만km는 무난히 주행하고 폐차를 아쉬워한다. 그러나 요즘 국내 운전자들의 실태는 어떤가. 3-4년이 지나 할부가 끝나면 멀쩡한 차를 단지 모델이 구형이라는 이유로 교체를 하고 7.6년이 되면 약14만km가 지나면 애차(愛車)아닌 애차(哀車)를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아예 새차를 구입할 때부터 3-4년만 타고 바꾼다는 작심을 하고 구입할 정도이다. 무슨 자동차보다는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한 차10년 타기의 비결이며 자동차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후정비는 수술이며 사전점검이 예방주사와 같은 경제적인 관리방법이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미국과 일본 사람들은 자동차를 평균 8∼9.5년 탄 뒤 바꾸고, 18년쯤 이용한 뒤 폐차한다. 뉴질랜드의 경우는 자동차 회사가 없어 전량 수입하여 사용하는데 10년 된 자동차는 번호판도 차별화 하여 각종 혜택을 부여하며 새차로 취급될 정도이다. 반면 한국인들은 약4년에 한번씩 차를 바꾸고, 7.63년 만에 폐차한다(2000년 5월 건설교통부). 10년 이상된 고령차도 프랑스31%, 미국20%, 일본18%이지만 한국은 2.1%에 불과하다. 현재 등록된 승용차를 신차가격으로 환산하면 약96조원에 달한다. 결국 7.6년 만에 멀쩡한 자동차를 과소비와 관리부족으로 인해 폐차를 시키고 있다. 차를 1년씩만 더 타면 연간 10조원, 2년씩 더 타면 19조원이 절약 할 수 있다. 만연한 자동차 과소비는 문제점은 신모델이 고성능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신차선호의 유별난 소비 심리와 메이커 잦은 모델변경이 주원인이다. 아직도 사회 일부에서 차종이 사람의 신분을 나타낸다고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자동차의 과소비를 부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자동차를 자주 바꿀 때 입는 손실을 잘 안다는 한 운전자는 "차를 10년 이상 타고 싶다. 하지만 산 지 3년밖에 안된 차가 벌써 잔 고장이 잦아 고민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면 자동차의 잦은 고장, 거친 운전 습관, 불량한 도로 상태, 자동차 회사의 무성의한 애프터 서비스, 부품 단종도 자동차를 빨리 바꾸게 하는 요인인 셈이다. 현재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는 단종 후 8년 동안 부품을 공급하도록 명시되어 있으나 현실은 단종과 함께 부품 공급도 어려워진다. 자동차는 2만5천 개 부품 모두가 저마다의 역할이 있는데 부품 하나 때문에 결국 차량을 통째로 교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소비자들은 원망한다. 또한 생산업체들의 소비자 관리도 신차수요자 우대하기 때문에 그러한 홀대감이 교체심리를 자극하고 과소비를 부채질한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오래 타면 탈수록 가계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서울시 일부 구청이 '고령차'의 주차료를 50% 할인해 주고 있고, 2001년부터는 7월1일부터 자동차세를 최고 50%까지 차등부과 한다. 그 동안 자동차세는 배기량만 같은 차량이면 새 차나 오래된 차나 똑같았다. 하지만 자동차세가 차등화하면 같은 차종이라도 12년 탄 차와 2년 이하 탄 차의 세금이 50%까지 차이가 난다. 이 같은 '고령차' 우대 정책은 3,,4년마다 차를 바꾸고 싶어하는 한국인들의 유별난 자동차 과소비 욕구를 어느 정도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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